외등 하나뿐인 현관이 적막하고 인기척 없는 거실에 스탠드 불 하나뿐인 걸 보니 기다리다 아내는 잠이 들었나 보다. 저녁 식탁에 보기 드문 생선 부침개가 놓여있다. 어수선한 때이니 시장 가기가 쉽지 않다고 했는데 이 귀한 음식을 어떻게 장만했을까. 부침개를 데우니 비릿한 냄새 사이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소금기와 생선 냄새가 배어있던 고향이 떠오른다. 어머니는 바람에 생선을 꾸덕꾸덕하게 될 때까지 말렸고 비린내를 즐기지 않는 나를 위하여 생선 부침개를 부치곤 했었다. 늦은 밤 마주할 사람 없는 쓸쓸한 식탁, 홀로 밥 먹는 일이 오랜 습관처럼 되었지만 늦은 밤에 문득 떠오른 어머니 생각에 아쉬움이 더욱 깊다. 삶의 길목마다 불쑥 찾아오는 아쉬움이 어디 한두 번일까마는 단출한 밥상에 놓여있는, 이제는 기억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