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과음

단풍들것네 2020. 3. 8. 09:19

기생충 영화에서는 충숙 씨가 남편 엉덩일 걷어 차더만

내 집에서 나도 마누라에게 난생처음 엉덩일 걷어 차였다.


당연히 내세울 일이 아니기는 한데,


더물게 과음을 하고

잠깐 눈 붙인다는 게 그만 늦잠을 잤다.


이십 년 넘게 가게 문을 정시에 열었는데

아이고오,

이게 무슨 일이냐.


오래전 아이가 아프고 부터는 각방을 사용하니

내 늦잠을 마누라도 몰랐던 게 탈이다.

뒤늦게 발견한 마누라한테 사정없이 엉덩일 걷어 차였다.


과음이라곤 하지만

이젠 그렇게 많이 마시질 못하고

잠들기 전 와인 한 잔이 습관인데

그날은 무리해서 세잔을 마신 게 탈이 났다.



몇 년도 산, 몇 천 불짜리 보르도 프랑스 와인을?

폼 나고 격조 있게 뭔 와인이냐고?


이전엔 이곳에 소주도 막걸리도 없었고

더욱이 독한 위스키를 매일 마실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와인을 마시게 된 건데,


최근엔 소주도 판다고 하지만

내가 이전에 좋아했던 그 소주값이 만만치가 않다.


소주 360ml 구천원이니

소주 4L 이면 십만 원꼴이다.


와인은 4리터에 삼만 오천 원이니

리커 스토아에서 용량별 가격이 가장 저렴한 축에 들어간다.

우리의 소주보다 1/3 가격이다.



아이가 아프고 부터는

마음 다잡지 못하는 마누라에게

억지로 와인 한 잔을 권한 게 어느새 버릇이 되어

마누라가 이젠 나보다 주량이 늘었다.


둘이서 마셔대니 아무리 저렴해도

만만치 않게 돈이 들어간다.

언젠가

아무렴 그렇지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느냐고 했다가

욕 쳐백이 들었다.

내가 저 싸구려 와인 한잔 못하는 신세냐고 했던 우리 집 술창고 그림이다.


밑에 그림의

빨강 로즈와인은 마누라 전용,

레드 외인은 내가 마시는 4L 짜리 패밀리 용량 와인이다.




그건 그렇고

나의 연배 고국분들은 어떻게 지내는가 하는 호기심에

우연히 들러보게 된 이곳 다음 사이트가

나의 일상생활에 이런 영향을 끼치게까지 되었으니


   - 그동안 이곳에 너무 빠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더욱이 이국땅에 사는 처지에 한발 빠지면 될 일인인데

뭔 과음까지 하고 엉덩이까지 걷어 차이게 되었으니


   - 어찌 보면 참 한심한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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