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쁜소식

단풍들것네 2020. 3. 9. 06:01

어제는 우연히 오래된 가수의 기사를 읽고 옛날 생각에 젖어

종일 이전에 즐겨듣던 노래들을 찾아서 즐겼습니다.


대부분의 노래들이 한 편의 시처럼 서정적이어서 무디어진 감성을 자극했습니다.

이전 포크송 계열 가요들의 노랫말은 지금 새삼스럽게 들어보니 어떻게 그렇게나 정겨운지요.


원래 서양에서도 많은 가곡에 괴테 같은 시인의 시를 사용했다고 하지요.

이동원이 테너 박인수와 함께 부른

정지용 시인의 향수는 너무나 잘 알려져 모두 애창하는 노래구요


송창식이 불러 사랑을 받은 푸르른 날의 노래를 들은 서정주 시인은 

젊은 푸르름이 너무나 서러웠다고 하지요.

시인이 노래하고자 했던 감성이 아름다운 노래에 반영되어

젊은 날의 푸르름이 서러움으로 승화된 것 같습니다.

초록이 지쳐 단풍 든다는

세상과 자연을 대하는 시인의 감성이 아름다운 노래에 실려 소름이 돋아 날것만 같습니다


정미조라는 가수는 제가 그렇게 까지는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개여울이라는 소월의 시를 노래한 것을 듣고는 그만 울컥했습니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서럽고 시린 정한의 노래인 것 같지요.


그렇지만 옛 추억에 사로잡혀 문 꼭 걷어걸고 웅크리고 앉아서

난로 히터까지 틀고선 종일 옛 노래를 듣다 보면 한편은 참 궁상스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아침은 우리는 서머타임이라고 하는 데이 라이트 세이빙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한 시간이 당겨지는 날이지요.

서머타임을 왜 실시하는지 모르겠지만 한 시간 빨라지는 게 적응하기가 쉽질 않아요.


어쨌든 시간 맞추어 일어난 아침에 기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남쪽으로 월동 갔던 기러기들이 되돌아왔습니다.

얼마나 기쁜 소식인지 손까지 떨리네요


아직도 눈이 거리에 쌓여있지만,

저 반가운 기러기 한 쌍이 앞집 지붕에 앉아 있네요.


긴 겨울도 마침내 끝자락에 온 것 같습니다.


기러기가 너무너무 이쁘고

그래서 한결 가벼워진 일요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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