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생일이라고 딸아이가 다녀갔다.
뭘 그렇게 바쁜지 아비 생일엔 전화만 하는 녀석이 제 엄마 생일은 꼭 챙긴다.
‘아빠, 이 목걸이 어떻게 샀어요?’
‘어떻게 사다니, 몰에 있는 쥬얼리 스토아에서 샀지, 왜 ?’
엄마와 같이 소곤소곤 하는양이 ‘아빠 바가지 ...’ 라고 하는 것 같다.
인터넷으로 구매 하는 것이 싸다는 것이다.
무슨 연유인지 특히 진주제품은 반값으로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오래전,
일본 출장길에서 구입했던 진주 목걸이를 모양새와 색감이 마음에 든다며 아내는 무척이나 좋아했었고
진주는 일본 것이 최고라고도 했었다.
그래서,
올해 들어 여러 가지일로 부쩍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하여 마음먹고 준비한 것인데.
이런 낭패가..
대학 내내 기숙사 생활을 했던 딸아이가 마지막 학년 여름방학 때 집에 귀걸이를 하고 왔던 적이 있었다.
많이 언짢아했더니,
아내가 종알종알 잔소리를 했었다.
귀걸이를 탓하는 것이 아니고 귀에 구멍 뚫은 것이 문제라고 했더니,
‘아이고, 요즈음 세상에...’
아내는 기가 찬다고 했었다.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
새로운 것에 익숙해 하지 않고 또 애써 수용하려 하지 않는 내 게으름 탓일까.
온통 불편하고 마땅찮은 것들이 자주 눈에 밟힌다.
얼마 전 한국방송의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커피 만드는 사람을 바리스타라고 하고 또 그게 인기직종이라고도 했다.
커피 메이커에 대충 물 붇고 내려 마시는 나에게는 커피종류도 참 생소하게 들렸다.
‘카페라,, 에스프,,카푸치,,아메리,,,’
맥주도 한국산보다는 외국산, 특히 유럽산을 찾아서 마신다고 방송에서는 친절하게 커피 전문점이며 술집을 비추어 주었다.
이곳 캐나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보이, 걸프랜드니 하는 혼전 동거는 유별나기는 커녕 일반적인 현상이고,
어떤 녀석은 면도날로 머리를 밀어버려 반짝반짝하게 윤이 나는걸 보면,
그냥 사정없이 이마빡을 몇 대 쥐어박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온 팔뚝, 장딴지, 목덜미, 가슴 언저리, 등짝에 흉물스럽게 물들이는 문신은 또 무엇이며,
여자아이들은 배꼽에 문신을 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사타구니에도 문신을 한다고 한다.
아니,
도대체 사타구니에 문신을 해서 뭘 어쩌자는 것일까?
눈썹, 혀, 코, 입술, 귀, 배꼽에 금속 링을 매달고 다니는 피어싱은 또 그 얼마나 야만의 풍속인가?
성기에도 피어싱을 하는 녀석들이 있다고 한다.
모를 일이다.
문명의 참다운 진보는 인간의 물질적 욕망의 충족이 아닐 터인데.
바이포칼 돋보기를 찾아써야만 하는 내가 이젠 뒤쳐진 구닥다리인가.
아내생일에 기쁜마음으로 선물하나 사고는 시대에 뒤떨어진 문맹이 된것같은 우울함에 두서없이 적어본다.
(Jul.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