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척 춥습니다.
눈도 쌓였고 바람도 심하니
체감온도는 모르긴 해도 마이너스 몇십 도는 될 것 같습니다.
벼르고 별러서 골라잡은 날짜일 텐데
저분들 날짜를 잘못 잡은 것 같습니다.
고생이 심할 것 같습니다.
봉급 인상폭이 적다고 선생님들이 스트라이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로 치면 머리띠 동여매고 시위를 하는 겁니다.
이곳은
퍼블릭 스쿨, 프렌치 스쿨, 가톨릭 스쿨, 사립학교 스쿨 보드로 나누어지는데
오늘 스트라이크에는 공립학교와 프렌치 스쿨 소속 선생님들만 참가하고 있습니다.
방한모, 방한 부츠에다 방한복으로 단단히 무장들을 했으니
찬바람이 매서워도 견딜만하겠지만
그래도 발 시리고 손이 무척 시려 무척 고통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이너스 40도까지 발이 뜨뜻하다고 선전하는 저 방한 부츠
말짱 거짓말입니다.
도둑놈들뿐인 세상이라지만
특히 장사꾼들이 모지고 독한 도둑들입니다.
그래도
오늘 날씨가 험악해서 스트라이크 하는 사람들이 고생스러워 보이지만,
날씨 좋을 때의 스트라이크는
보기에 편안하고 무척 평화롭습니다.
on strike라고 적힌 작은 팻말 하나 들고
목청 높인 구호는 절대 외치질 않고 건물 주위를 조용히 맴돌기만 합니다.
물론 큰형님의 성조기는 없지요.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음악도 듣고
책도 읽으며 산보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배고프면 걸어 다니며 햄버거도 먹고
호응하는 자동차에서 경적 울려주면 엄청 좋아하고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무슨 소풍 나와서 산책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선생님들 봉급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봄방학 1주일, 여름방학 2달에 크리스마스 방학이 2주일씩이나 되고
대학과 티칭 스쿨에서 잠깐 배운 지식 하나로
새로운 공부와 연구 없이도 평생 울거 먹는 사람들이
1년에 363일 가게에 매달리고
장사 안되어 머리가 터지도록 스트레스 받는 제가 보기엔
봉급 적다고,
떼쓰며 어리광 부릴 일은,
절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애들처럼
밥 안 먹겠다고 떼 쓰며
어리광 부리고
결사항쟁, 사생결단씩으로 때려잡고 목숨을 거는 투쟁방식의
우리네 시위보다는 좀 나아 보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밥 안먹겠다는 사람
누리고,
이미 많이 받을 만큼 받았고
또 받을 사람들이 더합니다.
그래도
선생님들은 스트라이크를 할 수 있고
어떤 이는 배 안 고프니 밥 안 먹겠다고 떼를 쓸 수도 있습니다.
매일매일
절망스러운 병마의 고통과 아픔을
홀로 껴안으며 지낼 수밖에 없는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 어리광이나 떼를 써야 하는 건지
신께서는
참 무정 키도 하다는 생각이 더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