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에효~~

단풍들것네 2019. 5. 4. 21:52

오월의 초입이지만


자주 비를 뿌리고 기온도 낮아 
포근한 날씨 만나기가 쉽질 않다.

오래 기다렸으니,
찬란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계절을 
맞이할 수 있을까?

내일 모레쯤에는.. 

날궂이 심해서
어깻죽지는 뚜디리 맞은 양 뻐근한데. 


트렁크도 열어 놓은 체 
양쪽의 차문을 열고서는 
두 늙은 내외가 물건 싣기에 열중이다.

차문을 닫아야 빠져나갈 텐데,
한심한 늙은이들,
주위 사람 헤아릴 줄도 모르네.


빙긋 웃어 보이며
날씨 좋다는 듯한 손짓이 느긋하다.

남이 기다린다는 게 전혀 문제 될게 없는,
아니, 
짐을 모두 실을 때까지 응당 기다릴 걸로 여기는 몸짓.
밝고 천진하게까지 보이는 늙은이들의 웃음이 여유 있다.

이보시오, 
빠져나가게 잠깐 문을 닫아요, 
어째 사람 기다리는 것도 안 보이능교?

오랜만에 개인 날씨라
이런저런 밀린 일에 바쁜 마음은 조바심이 나는데, 

어려움 없이 
여유롭게 살아온 듯한 늙은이들 탓에 

욱 치솟는 성질은
입안에서 머물고

날궂이로 뚜디리 맞은 양 뻐근했던 어깨 위로
모처럼의 화창한 맑은 햇살이 쏟아진다. 


No Country for Old Men

자막이 없어 
대충 그림만 보았던 영화였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매일 일어나는,
예측 가능하게 흘러가지 않는 사회가 우리가 사는 세계라더만,
그래서 늙은이들이 살수있는 세상은 없다더만,

나직한 목소리에, 
느긋하고 여유로운 늙은이들은,
편안한 웃음의 늙은이들은,

가끔 이쁘다.

어떨땐, 
저런 노인들이 이쁘다.
목소리 크지 않은.
고래고래 소리 내지않는.

구태여 펄럭이는 깃발을 흔들지 않는 .. 

이젠 늙은이 축에 끼인다는 
나는,
어찌 이리 바쁘기만 하고,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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