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집사람이 부쩍 고국의 일에 관심이 많아졌다.
인터넷으로 방송되는 한국 방송을 종일 틀어놓은 지가 벌써 몇 년 되어,
나는 생소한 것들을 바싹히 알고 있는듯한 태도다.
열심히 공부를 한 결과로
기재부 ..
국정감사 ..
삼성 분식..
포스코 자산..
해외 자원 개발..
자한당..
생소한 단어를 수월찮게 이야기한다.
비즈니스가 시원찮으니 한가하기도 할 테지만,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있는 고국의 뉴스가 흥미롭기 때문인지,
은퇴할 때가 가까우니 고국으로 되돌아가고픈 마음인지는 모르겠다.
반갑게도 아내가 몽땅 정리를 하고
되돌아가길 원한다면 나는 만세를 부르고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인데
설마,
그렇지는 않을 테고 ..
며칠 전에도,
뉴스 공장이라는 인터넷 방송을 열심히 듣고 있다.
웬만한 고관대작들은 물론
국무총리까지 지 발로 걸어 나와
방송시간이 여유가 없으니
짧게 요점만 이야기하라는 핀잔을 들어가며 방송을 한다는데,
국회의원들이,
왜 띄엄띄엄 불러 주냐,
자주 좀 불러주라,
상근 게스트로 출연하면 안될까,
열심히 시청하는 집사람도,
방송 출연하여
내가 혼자서 전부를 짊어지고 있다는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도,
신기롭기만 해서,
지나 가는 말로
슬쩍,
세상 참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예의는 지켜야지,
저 꼴이 뭐냐,
산적도 아닐 텐데.
근데, 그 양반 출세했네,
노골적으로 씨발, 졸라, 똥침, 똥구멍..라는 비속어로 반골 성향의 딴지일보를 창간하여
98년 이민 올 무렵에는
젊은 직원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근데,
오늘,
뜬금없이 마누라가 날 보고 태극기 부대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마누라 며칠 꽁했던 모양이네,
뭔 소리여?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
컵으로 물 마셔라,
생수통에 입대지 말고, 냄새 밴다.
똥 눌땐 욕실 문 꼬옥 닫아라,
그라고 욕실 팬은 왜 번번이 않틑기로 작정했냐
온 집안에 더러운 냄새 퍼진다.
밥 먹고 이쑤시개 써기만 해봐라,
보는 사람 토할 것 같다.
매일 속옷 갈아입으라는 말 명심해라이,
시컴 텁텁한 늙은이 냄새 미치겠다.
간지럽다고 손가락으로 콧구멍 쑤시지 마라,
코털 좀 자주 깎아라
더러워서 보는 사람 속에서 천불이 난다.
이런 꼴이니,
요기에서 기회가 없어 그렇지
한국에 있었으면
시도 때도 없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태극기 흔드는 늙은이들 속에 분명 끼일 인간이라는 말인가 보다.
허참,
그래도 산적같이 생긴 그 양반이
점잖게 보일려는 공중파보다는 방송 제법 한다고 거들어 주었는데,
어째 저리 꽁해서는..
그런데
태극기 부대 어르신들,
미국의 성조긴가 하는 깃발은 왜 맨날 흔드는지 모르겠다,
미국 인간들,
한국 어르신들이 성조기 매일 흔든다고
껌, 초콜릿 공짜로 절대 안 준다.
자라는 아이들이
국경일에
선열들의 피땀 맺힌 태극기를
이제는 대문간에 매달기 꺼려 할지가 걱정이다.
장엄히 애국가 울려 퍼지고
흰 태극기 올라가는 모습에
그만 뭉클해지는 걸
국내에 있을 때는 잘 모른다.
정말 태극기 부대 함 되어 볼까 ?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