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신문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뜨거운 것이 솟아올라
" 아! "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데
" 어머! "
아내의 목소리는 더 많이 흔들렸다.
전날 밤늦도록 수없이 시청했던 방송.
이른 아침,
남의 나라 신문에서 다시 대하는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은,
감동인가
안타까움인가
숙연함인가.
한동안 우리 부부는 말을 잃었다.
" 뭉치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국이 될 텐데 "
아내는 종일 되뇌었고,
나는 담금질과 무두질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쇠(철)는
뜨거운 열을 가하고 찬물에 담그는 무수한 담금질을 거치면 단단해져 강철이 되고,
가죽은,
뻣뻣하여 쓸모없는 동물의 가죽은,
무두질을 거치면 부드러워져 유용한 가죽으로 탄생한다는데…
담금질 마냥 단단해져,
더는 견딜 수 없게 만들었던 다그침 탓이었을까,
무두질처럼 달래고 어루만졌던 부드러움이 원인이었을까.
너,
North에서 왔니,
South 에서 왔니 ?
이곳에 머무르며 셀 수 없이 듣게 되는 소리
이젠 그만 듣고 싶은데,
이 빌어먹을 놈들,
난 그냥 코리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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