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센터로 뛰어갔지만,
종찬은 노래방 기계를 틀어놓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무아지경에 빠져있다.
세상 어느 누구에게 손을 내밀까?
뒤돌아 나오며 주저앉아 버리는
신애의 안타까운 울음소리가 어두운 밤거리에 퍼졌다.
가슴을 움켜지지도
통곡도 없던 신애의 뒷모습.
원망도 미움도 용서를 한다구요?
신께서는 이미 용서를 했답니다.
영화 밀양의 장면이다.
치열하게 살지는 못했어도
믿음이나 기대
살면서 의지하고 싶은 무엇인가는 있으련만,
손 내밀 곳은 어디쯤인가.
원망도 미움도 용서를 한다구요?
영화 밀양처럼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구요?
신께서는 이미 용서를 했다는데요.
그만 조금 내려놓아야 한다는데,
그만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는데,
좀 느긋하게 웃으며 가야 한다는데.
웃는 얼굴은 편안하지요.
넉넉한 웃음만큼 편안한 모습이 있을라구요.
생사를 초월하여
배울 만한 법도가 없게 된 경지의 얼굴을
나한이라고 한다는데.
그런 편안한 얼굴을 나한의 모습이라 한다지요.
기가 막혀서 웃는 얼굴도
나한의 얼굴일까.
기가 막혀서 터지는 웃음도 웃음일까.
기가 막혀서 터지는 웃음도 나한의 웃음인가.
방한복을 빈틈없이 감싸 안는다고
눈 쌓인 들녘의 밤바람이 거세지 않을까
늦은 밤엔
겨울바람만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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