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더우면 만사 귀찮다.
발에는
웬 냄새 그리도 날까,
잠깐 나갔다 왔는데.
목덜미
겨드랑이
사타구니
땀 찔찔 흘러 범벅이지.
보조 에어컨까지 맥시멈으로 털어놓고.
내일은 더 덥다는데,
저놈의 에어컨 고장 나면 큰일이다.
홀랑 벗고 풀 속에 들어 않았으면 원도 없겠는데,
날 더워 만사 구찮건만,
오랜만에 보는 놈,
호들갑 시리 아는 척 한다.
썩을놈,
뭘 짜다리 반갑다고
악수를 하자 카노.
그래도 포옹은 하자고 않네.
야, 이 자슥아
손이라도 닦고 다니지
땀 베인 손아귀,
에고 불쾌해라.
방학을 했어니
이 좁은 가게는 온전히 내 차지.
무더운데 진상들은 속 뒤집어 놓아
머리까지 띵하다.
빨리 마감해야겠다.
땀 베여 끈적끈적한 손 맞잡고
이 뜨끈한 한 여름에 악수를 왜 하자 카노.
무기가 없다는 걸 확인 시켜주기 위함이라 했다더라만,
요즈음 세상 대낮에 어느 놈이 칼 들고 다니나.
이전 대통령 ㅂ 여인이 악수 하는 걸 싫어 했다는데,
나 역시 이놈의 악수,
별로다.
처음 만나 어떤 인간인지도 모르는,
생판 모르는 작자의 뜨뜻한 체온이 좋은가 ?
손 안씻는 사람 부지기수다,
화장실 다녀와서.
우리 예전 인사법은 절을 했는데
어른들에겐 공손히,
사돈 만날 때도 맞절,
애들 한테도 끄덕끄덕.
그런데
그 고상한 인사법이 뭐가 부족한지,
우리도 이젠 악수 인사법이 대세인데,
이것 잘못된 것 같지만,
따져보면 딱 우리 정서에 들어맞는 인사법이다.
왜냐고 ?
우린 일반적으로 五感으로 사물을 인지하는데,
그중에 시각이 가장 확실한 감각이다.
피부의 감각을 통한 촉각은 덜 확실하지만 인간적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린,
이런 인간적인 촉각 문화가 발달한 사람들이다. (판돌이 생각)
따져볼까,
남의 집 애새끼 귀엽다며 볼때기 사정없이 꼬집지,
남의 집 애새끼 귀엽다고 고치 한번 따먹자고 하지,
삭신 쑤신다고 온돌방에 온몸을 지져대고 시원타고 하지,
애새끼 말 안듣는다고 귀싸대기 후려치지
전철에서 남의 발 밟아도 아무렇지 않지,
전철에서 남의 궁뎅이 주물럭 대지,
어깨 부딪혀도 전혀 미안치 않지,
모두 피부의 감각을 통한 촉각감지 풍속이다.
이렇게 촉각 문화가 발달한 인간적인 사람들이니,
남의 손 주물럭 대는 악수가
우리에게 그 얼마나 딱 들어맞는 인사법인가.
그런데 촉각이 가장 인간적인 감각이라고 ?
'작품 전시회에서 꼭 만져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관람객의 수준' 이라고 하여
피부 (觸覺) 감각을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 하는데 !
날 더우니
별 잡 생각이 다 든다.
에고 더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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