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더운데, 뭔 악수를 하자고

단풍들것네 2018. 7. 2. 00:29

날씨 더우면 만사 귀찮다.


발에는 

웬 냄새 그리도 날까,

잠깐 나갔다 왔는데.

 

목덜미 

겨드랑이 

사타구니

땀 찔찔 흘러 범벅이지.


보조 에어컨까지 맥시멈으로 털어놓고.


내일은 더 덥다는데,

저놈의 에어컨 고장 나면 큰일이다.


홀랑 벗고 풀 속에 들어 않았으면 원도 없겠는데,

날 더워 만사 구찮건만,


오랜만에 보는 놈,

호들갑 시리 아는 척 한다.


썩을놈, 


뭘 짜다리 반갑다고

악수를 하자 카노.

그래도 포옹은 하자고 않네. 


야, 이 자슥아


손이라도 닦고 다니지

땀 베인 손아귀, 

에고 불쾌해라.


방학을 했어니 

이 좁은 가게는 온전히 내 차지.

무더운데 진상들은 속 뒤집어 놓아

머리까지 띵하다. 


빨리 마감해야겠다.




땀 베여 끈적끈적한 손 맞잡고

이 뜨끈한 한 여름에 악수를 왜 하자 카노. 

무기가 없다는 걸 확인 시켜주기 위함이라 했다더라만,

요즈음 세상 대낮에 어느 놈이 칼 들고 다니나.


이전 대통령 ㅂ 여인이 악수 하는 걸 싫어 했다는데,

나 역시 이놈의 악수,

별로다.


처음 만나 어떤 인간인지도 모르는,

생판 모르는 작자의 뜨뜻한 체온이 좋은가 ?


손 안씻는 사람 부지기수다, 

화장실 다녀와서.



우리 예전 인사법은 절을 했는데

어른들에겐 공손히, 

사돈 만날 때도 맞절,

애들 한테도 끄덕끄덕.


그런데 

그 고상한 인사법이 뭐가 부족한지,

우리도 이젠 악수 인사법이 대세인데,


이것 잘못된 것 같지만,

따져보면 딱 우리 정서에 들어맞는 인사법이다.



왜냐고 ?


우린 일반적으로 五感으로 사물을 인지하는데,

그중에 시각이 가장 확실한 감각이다.

피부의 감각을 통한 촉각은 덜 확실하지만 인간적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린,

이런 인간적인 촉각 문화가 발달한 사람들이다. (판돌이 생각)


따져볼까,


남의 집 애새끼 귀엽다며 볼때기 사정없이 꼬집지,

남의 집 애새끼 귀엽다고 고치 한번 따먹자고 하지,

삭신 쑤신다고 온돌방에 온몸을 지져대고 시원타고 하지,

애새끼 말 안듣는다고 귀싸대기 후려치지

전철에서 남의 발 밟아도 아무렇지 않지,  

전철에서 남의 궁뎅이 주물럭 대지,

어깨 부딪혀도 전혀 미안치 않지,

모두 피부의 감각을 통한 촉각감지 풍속이다.


이렇게 촉각 문화가 발달한 인간적인 사람들이니,

남의 손 주물럭 대는 악수가 

우리에게 그 얼마나 딱 들어맞는 인사법인가.


그런데 촉각이 가장 인간적인 감각이라고 ?


'작품 전시회에서 꼭 만져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관람객의 수준' 이라고 하여 

피부 (觸覺) 감각을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 하는데 !



날 더우니 

별 잡 생각이 다 든다.


에고 더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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