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와 팔목 관절의 통증이 좀체 가시질 않는다. 이전 같으면 시나브로 괜찮아지곤 했었는데 꽤 오래간다. 기지개를 켜거나 기침 한번 할 나치면 삐끗하곤 해서 에구구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지난 겨우내 물건 하나 집는 것도 불편했고 더구나 운전하는 것은 더럭 겁부터 났기에 이번엔 꼭 병원을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 성가시기도 해서 미적거렸더니 벌써 해가 바뀌어 곧 겨울이 코 앞이다. 땀 흘리며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이 게으름은 아직은 별 탈 없이 추스를 수 있음이라 여기는 어리석음이다. 정비공장에 자동차 수리를 맡겼더니 대여섯 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한다. 십여 년이 지난 연식이니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지난 셈이니 고장이 잦다. 그래도 고쳐서 타고 다녀야지 조금 낡고 생각지도 않은 목돈이 들어간다고 버릴 수는 없는 일. 겉은 멀쩡한 것 같은데 이곳저곳 말썽을 부려 꼭 나를 닮은 것 같다.
시간이 넉넉하여 태워 준다는 셔틀 서비스를 마다하고 오랜만에 걸어서 집에 가기로 했다. 최근, 아니 수년 내에 운동 삼아 걸어본 적이 언제쯤이었는지 기억이 없는데, 대략 삼 킬로 정도 될 테니 가볍게 걷기엔 딱 좋은 거리. 잘된 셈이다. 걸어보니 매일 다녔던 길이 새삼스럽다. 한적한 기차선로가 그림 같아서 손전화기에 담아 보기도 하고. 그 사이에 이마와 팔뚝에 모기가 달려들어 금세 부풀어 올랐지만 맑은 공기로 여유로워진 마음은 인적 드문 선로에서 한참을 머무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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