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BMW

단풍들것네 2018. 8. 26. 06:46

자동차가 또 말썽을 부렸다.

울화가 치밀어 이놈의 자동차 성질 같으면 화아악 부셔 부리고 싶지만...

꾹 눌러 참으려니 이 염천에 진땀이 날 만큼 부글부글한다.

단골 정비소에 맡기고 또 걸어왔다.


또 걸어왔다는 말은,

정확히 10개월 전에도 자동차가 말썽을 부려 수리를 맡겼더니 대여섯 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해서,

오랜만에 집으로 걸어 왔었는데, 

고작 3킬로 정도 거리를 걸었다고 가래톳이 생겨 며칠을 불편했던 적이 있었다.

어이가 없어 내색도 못하고,

별 운동 없이 아직은 추스를 수 있다 여겼던 어리석음을 탓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도,

몇 명 되지 않은 직원들이 바쁜 걸 뻔히 아는 처지에 셔틀 서비스를 고집할 수는 없어 

요번에도 걷기로 했다. 


더운 날씨에 한 이십 분 걸었더니 땀이 주체할 수 없을만큼 줄줄흐르는데,

보닛을 올린 자동차가 갓길에 서 있다. 

무심코 보니 BMW 자동차다.


한국에선 연일 BMW 화재로 야단이라는데,

결국 여기서도 문제가 터진 것인가 ?

 

혹시 몰라 조심조심 지켜보는데 

보닛을 꽝하고 닫아 버리는 소리에 그만 화들짝 놀랬다.

정말 식겁했다,

자동차 폭발하는 줄 알고.


그런데 BMW 주인 녀석도 내가 조금 이상한 모양이다.

워셔액 보충을 했던 모양인데,

꺼부중 하게 자기 자동차 주위에서 맴돌다 깜짝 놀라는 내가 수상하고 이상했던 모양이다.



아래위로 나를 살피더니,


   '어이, 같은 방향이면 내가 태워줄까, 나는 저쪽으로 돌아서 가는데'


땀 후줄근한 모습이 불쌍했던 모양이다.


    '아니야, 고마워, 난 이쪽으로 돌아가야 해'




한참을 또 가래톳 생길 만큼 진땀을 빼고 집에 왔다.


아내는 질겁을 했다.


   '아니 이 나라에서 자동차 태워 준다는 싸가지 없는 놈을 처음 보겠네 

   '아니 얼마나 추리하고 꺼벙하게 보였길래 자동차 태워 준다는 말을 듣고 다닐까

   '아니 납치 당해서 얼마나 험한 꼴 당할 줄 모른다는 말인가 



   '납치라니, 내가 무슨 어린애인가, 그리고 다 늙은이를 납치해서 어따 쓴다고

   '아이고, 판돌씨 골골하긴 해도. 완전 폐품은 아니니 정신 차리고 다녀요.



한국의 BMW 화재 때문에 중늙은이 납치 될뻔했다.



오늘 이곳 지역신문에도 한국 BMW 기사가 실렸다.

내용은 그냥 한국뉴스를 가져다 실었다.


South Korea bans driving BMWs under recall due to fires



BMW cars are parked for an emergency safety check at the playground of an elementary school near a BMW service center in Seoul, 

South Korea, Tuesday, Aug. 14, 2018. (AP Photo/Ahn Young-joon)


내가 사는 이곳엔,

BMW 그렇게 흔치 않은 것 같다.

주로 젊은 삼십대가 BMW 운전하는 모양인데 대개 소형 300시리즈 주종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화재 잦다는 500시리즈는 거의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BMW 판매량이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상위수준이라는데,

내 생각엔 우리 정부가 너무 느슨하게 대처하는 것 같은 생각이다.

우리가 큰 고객이니 좀 확실히 BMW 를 조져야 하지 않을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털없는 원숭이  (0) 2018.08.28
우리를 무시하지 마세요  (0) 2018.08.28
어머나, 달라 보이네  (0) 2018.08.26
속옷 좀 입고 다녀요  (0) 2018.08.03
등 떠밀리듯 떠나온 길  (0) 201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