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들것네 2017. 10. 5. 08:48

  가깝게 지내던 분의 조문을 마치고 방금 귀가했습니다. 

이곳의 장례식은 조문객들이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끔 하더군요. 

지병과 생활고로 고생했던 분이었지만 마지막 모습은 평온해 보였습니다. 

출석했던 교회의 많은 교인께서 참석했기에, 

마지막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짧은 조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 


    ‘삶과 죽음’ 이런 진부한 단어가 오늘 귀갓길에서 만큼은 조금 절실합니다.  

 

  공자는 ‘삶도 아직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 라고 했지만,

오늘의 조문이 어쩌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게 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지속해서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가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일상에서 그저 관성적으로 생활할 뿐입니다.

때로 삶에 지칠 때, 또는 타인의 죽음을 대하고선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어떤 이들은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 공포가 종교로 발전했다고도 하고,

또한 어떤 시인들은 죽음을 예찬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

삶과 죽음 너머에 있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를 인도하는 성직자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숙명 이라고는 하지만 .

특히 고국을 떠난 우리에게,

부대끼며 바쁘게만 살아왔던 생을 마감한 한 이민자의 죽음이란 슬프고도 허허로운 일입니다.

 

  어떤 죽음이든,

산 자들의 가슴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입니다.

참 헛헛한 조문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