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충만
다다익선 (多多益善).
물질의 풍족함은 당연히 많을수록 좋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는지 모르겠다.
풍성하고 가득 찬 것의 여유로움을 누구인들 마다할까.
법정께선 텅 빈 충만이라고 하셨지만 비울수록 가득 찰 것이라는 가르침은 스님만이 행할 수 있는 화두일 터.
보통사람들의 세속의 삶이 어찌 비우고 비워서 충만해지는 삶일까 ?
모처럼의 휴일.
펼쳐 든 스님의 글이 고국의 명절 분위기와 대비되어 여러 가지를 생각게 한다.
빈방에 홀로 앉아 맑고 투명한 삶의 여백을 느끼고,
텅 빈 충만 속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삶의 지혜가 깊은 울림으로 스님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가족과 오랜만에 둘러앉아 아이들의 만류에도 지켜보는 고국의 뉴스들은,
새로운 총리와 주변의 실세들을 지레짐작하고 비춰주고 있다.
낯익은 이름들, 때 묻었던 이름들로 기억되는 얼굴들이 여태까지 거론되는 것이 실망스럽다.
새로운 각료 구성을 위한 당연한 절차이고 과정일 것이지만.
또 얼마나 많은 줄 서기와 가당찮은 욕심들의 우화가 되풀이될까.
사람은 어디서 무얼 하던 어떤 방식으로 살건 간에 자기 삶 속에 꽃을 피우고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스님의 가르침과는 사뭇 다른 뉴스 속의 훤한 얼굴들을 대하니 새삼 불쾌하다.
너무 약삭빠르고 극성스럽지 않게,
일상적인 타성에 젖어하는 일 없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주어진 시간과 건강을 감사해 할 줄 알며,
집착과 욕심을 털고 버리라는 스님의 가르침을 모두 함께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 노릇 잘하면 사람이 된다,
믿고 의지하고 돕고 사랑하는 것이 사람 노릇 하는 것이라고 스님은 말씀하신다. (Dec.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