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여인
이런 글을 쓰는 일이 한심해서 망설여 지지만,
오늘,
조금 전에
하도 기가 막히고 황당한 경우를 당해서 그냥 올리기로 했다.
고집 세고 특이한 나의 마누라 탓이기는 한데...
보통 이곳의 주택은
차고나 지하실에 중앙 집중식 진공청소기를 설치하고
방마다 덕트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브러시를 덕트에 꽂아서 사용하면 되는 구조라
무거운 청소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으니 간편하다.
아내는
고집 세고 별스러운 성격의 아내는
이 중앙 집중식 진공청소기를 매우 싫어했다.
아무래도 흡입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 깔끔히 청소가 안될 것이고..
방마다 연결된 덕트 속에 미세먼지가 끼일 것을 걱정했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 덕트 설치는 했지만
중앙 집중식 청소기를 들여놓지를 못했다.
그런 이유로 포터블 청소기를 수십 년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곳 제품은 무거워서 사용하기에 불편하다고 하고
한국산 제품은 가볍고 흡입력도 강하다며
어쩔 수 없이 삼성 진공청소기를 수십 년 사용하게 된 셈이다.
그런데,
삼성이 어쩌다가 티브이나 폰을 그런대로 만들기는 하는 모양이지만,
이놈의 청소기는 맨날 망가졌다.
기억으로는 벌써 네댓 개 망가졌을 것이다.
대도시에서
한인들 상대로 오래전부터 한인 양판점을 운영하는 곳에서 허구한 날
바가지를 쓰고 구입했으니 수월찮게 청소기에 투자를 했다.
그러니 하도 신경이 써여
얼마 전에 새로 구입한 청소기는
자주 분해해서 먼지를 털어내고
깨끗이 물 세척도 하며 보물 다루듯 했는데
지난주에 분해하여 물 세척을 하고
차고 앞 햇볕 드는 곳에 부품을 말리느라 늘어 놓았더니
더스트 빈 밑바닥의 작은 부품이 어디로 사라졌다.
없어진 부품을 구하려
대도시의 한인 양판점에 조금전에 전화를 했는데,
탁한 목소리의 한인 여인이 전화를 받는다.
주인마누라 같은데
어찌 이리도 퉁명스러우냐,
용건을 말하기도 전에 벌써 언짢아지네..
전화 너머로 갑자기 캑캑 기침을 해서 얼결에 전화기를 멀리 치웠다.
멀리 떼놓은 전화기 너머로 한동안 캑캑 기침 소리가 울린다.
당황스럽다,
뭐 이런 사람이 있노?
'여보세요, 통화 계속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런데 갑자기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만,
전화기를 집어던졌는지 전화기 부서지는 듯한 굉음이 들린다.
그리고는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고함소리 같은 쌍욕이 들리고 싸움박질을 하는 것 같다.
하도 멍하고 황당해서
한동안 전화기를 놓지도 못하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눈짓을 해서 전화를 끊었다.
'막 돼먹고 상스러운 사람들이야
갈 때마다 남편과 으르렁거리며 싸우는데,
손님이 있어도 개의치도 않는 사람들이야'
내 머리 털 나고
이런 경우는 처음 겪어본다.
청소기 때문에 어차피 또 전화를 함 해야 하는데..
우야믄 좋을지 모르겠다.
~~~~~~~~~~~~~~~~~~~~~
막돼먹은 여인하고 실랑이 하느니
검색해서 삼성서비스센터에 연락했더니
지금 메일이 왔다.
그래도 역시 섬성이 괜찮은 컴퍼니인 모양이다.
E-Link Service Attachments 5:26 PM (2 hours ago)
to me
Hi Jun,
You will need a new cyclone case (dust bin). Your unit is still under warranty and we have previous repair record for this vaccum cleaner.
Can you confirm the address we have on file is correct?
542 RHEINLAND PLACE
XXXXXX, on N2V 2M9
Once I have confirmation from you, we can order the cyclone case and ship it to you as warranty repair.
Regards,
We have mo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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