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욕하지 마세요

단풍들것네 2019. 5. 19. 08:03

휴일이라 모처럼 유튜브에서 보게 된 최신작 Rust Creek라는 영화,

조금 억지스러운 내용이다.

그래서 결말이 싱거워 보이는 스릴러 영화인데,

잘 생긴 젊은 여주인공 배우가 욕을 하는 두어 장면이 눈에 띈다.


칼에 찔린 다리가 거북스러워 Shit ~

셀폰 배터리가 방전되어 Shit ~


자주 듣게 되는 욕이다. 


우리로 치면 제기랄, 빌어먹을 정도쯤 될 것인데

젊은이들이 아예 입에 달고 사는 Fuck보다는 약해 보이지만, 

어떨때는 씨발이라고 해석될 수 있으니 조심스러운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 여배우 새초롬 하고 앳된 얼굴이긴 한데

자세히 살펴보니 웬만큼 깡다구 있어 보여 보통 때도 욕깨나 할 상으로 보인다.

입매는 촉촉하고 이쁘게 생겼구먼..



욕은

상대를 무시하고 저주할 때나 

화가 복받칠 때 튀어나오는 말이다.



대부분 ㅆㅆ ㅋㅋ 등의 경음이나 격음의 된소리 위주이니 

아주 듣기에 불편하다.

그러니 듣는 쪽에서는 기분이 떡이 되기 마련,

당연히 욕을 들으면 네 죽고 나 살자 식으로 치고받게 되는데,


아내는,

몰상식 시럽게 내가 이런 욕을 시도 때도 없이 한다고 하니 

그럼 내가 매일 남을 저주하고 종일 성질만 내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나를 매사 시답잖게 여기는 아내의 말이라 그럴 테지만,

설마, 

행여나 그럴까,

난 겉으로는 엄청 점잖은 척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실 욕을 엄청 하기는 한다.

더러븐 꼴을 대하면..


세상사,

속에서 천불 나게 하는 더러운 것들이 어디 하나둘이어야지.


마음껏 내지르면 욕만큼 시원한 게 어디 있을까.

그리고 여기에서는 

한국 욕을 해도 어느 인간이 못 알아 들으니 쌍욕을 맘껏 대놓고 한다.



물론 

예수, 석가모니, 마호맷을 위시해서,

존경 받을만한 옛 성현들,

수채화처럼, 수묵화처럼 

담백한 글을 써는 사람들,

이런 분들을 제외하곤,


남녀노소 불문코 욕 않고 사는 사람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말의 욕이 가장 다채롭고 찰지다고 하는데,

여기에 그 우악스러운 욕을 모두 적을 수는 없지만,

정말 욕 다양하긴 하다.



일반적인 욕으로


개자식,,

개새끼

개 발싸게 같은 연놈

개 패듯 할 연놈

..

..



앞자리에 개 犬 대신 성적인 말이 들어가면 엄청 큰 욕이 되니 넘사스러워 생략하지만, 

어쨌든 

왜 개 犬를 붙이면 욕이 될까?



예전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마당 한편에 흔히 똥개라고 하는 누렁이를 한두 마리쯤 길렀다.


부엌을 기웃거리면 부지깽이로 찍싸게 두드려 맞고

주인 반갑다고 달려들면 걷어 차이고 

먹다 남은 생선 뼈다귀에 배가 고프면 길거리 똥도 핥고

밤에는 충직하게 집을 지켰지만,

복날에는 개 패듯 뚜드려맞아 잡아먹혔던 신세였기 때문에,


그래서 하찮고 보잘것없는 짐승이라 여겨 

犬 자 들어가는 욕이 일반화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개 犬 들어가는 욕이 많기는 하다.



그런데

영어권 녀석들, 

우리 보고 개 잡아먹는 야만인이라고 하는데

개를 가족만큼 여긴다는 이쪽에서도 개 犬 들어가는 욕, 무척 많다.

그러니 이놈들이 말로 야만스러운 犬 자식들이다.



그런데,

영어권에서도 개를 가족처럼 여기고

우리도 이제는 못지않게 개를 가족처럼 여긴다는데, 

잡아먹질 않고..


동, 서양 공히,

왜?

아직도, 

욕은,

그것도 쌍욕은,

개 犬 자 들어가는 욕을 악을 써가며 흉악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개를 가족처럼 대한다면서 개 犬 들어가는 욕 찰지게 하는 사람들,

차 아암~ 

모리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