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월 ㅇ 일

단풍들것네 2018. 7. 24. 10:56

2016년 1월 ㅇ일

 

허리 쪽이 불편하다.

평소와 달리 조금이라도 더 침대에 누웠으면 꼭 이렇게 탈이 난다.

모처럼의 휴일이라 늦잠도 자고 게으름을 피워보겠다는 생각이 어리석었다.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닐 텐데 벌써 몸이 이래서야.

 

아침 겸 점심을 하고, TV를 켜고 끄고, 신문도 뒤적거려보고,

아래 위층, 지하실 몇 번 오르락 거리다 아내 눈치도 한번 살피고, 

그만 답답해져 바깥으로 나왔다.

정월 초하루, 어디 영업 하는 곳이 없으니 마땅히 갈 곳이 없다.

동네 어귀 산책이라도 해야겠다.

얇은 운동복 차림의 조깅족, 커다란 개와 함께 뛰는 사람, 사이클링 하는 사람,

남녀노소 모두 활기찬 모습들이 보기에 좋다.

 

그래,

새해엔 건강도 조금은 챙기고 은퇴라는 것도 덜컥해서는 안될 것 같다.

그다지 재미는 없지만 내 노동과 노력을 보탤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조금 삐끗하면 큰일 날 것 같은 허리 탓에 종일 조심조심하며 지냈다.

 

 

2016년 1월 ㅇ일

 

비가 내린다. 

어제, 오늘 조금 포근하더니 추적추적 가을인 양 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도 받지 않고 후드를 뒤집어쓴 채 비를 맞으며 걷는 이들이 그래서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그나마 포근한 탓에 눈보다 더 고약한 Freezing Rain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1월초 이니 이곳의 절기로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정말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지구 온난화 탓일까? 

잔뜩 움츠리고 긴장하며 긴 겨울 맞을 차비 하던 습관으로는 어쩌면 싱거울 정도이지만,

오대호 근역 스노우 벨트 지역에 속한 탓에, 

긴 겨울의 추위와 폭설이 심한 지역이니 예단할 순 없다.

 

 

2016년 1월 ㅇ일

 

며칠 계속되는 포근한 날씨,

아내는 오후의 햇볕에 잠깐 침구를 말렸다고 했다.

따스한 온기가 여태 남아있는 것인가,

포근하고 감미로운 감촉에 얼굴을 묻으니 까쓸한 감촉 넘어 메마른 낙엽 냄새가 난다.

유년시절, 

어머니는 눈부신 햇볕 아래 희고 흰 이불을 말렸었다.

눈을 묻고 그 감미로운 감촉에 그만 유년의 기억으로 빠져들었다.

 

작은 바람은,

이 겨울엔 가끔은 햇살이 비추었으면 좋겠다.

이곳 사람들의 보편적인 겨울나기, Snowbirds처럼 덩달아 플로리다에서 겨울을 보낼수는 

없지 않은가.

회색의 긴 겨울 - 온천지가 초록으로 물들 것이라는 봄의 기대가 없다면 이곳의 겨울은 견디기가 정말 녹녹치가 않은데, 

전례 없이 아직까진 난생처음 껶는 이상 난동의 기후이다.

 

 

2016년 1월 ㅇ일

 

자동차 리콜 레터를 받다.

경우에 따라서는 엔진오일이 예상보다 일찍 소모될 수 있으니 검사를 받아 보라는 내용.

사 년이 채 안된 아내의 자동차는 토요타 캠리이다.

요 녀석이 이천 킬로미터 정도만 운행하면 엔진오일이 쭉쭉 없어지는데,

보증기간이 지났으니 이게 좀 성가신 일인가. 또 비용은,,

 

정비업체 이야기는 농도가 진한 엔진오일로 써보자, 엔진 플러싱을 해보자, , , 별 소용이 없었다.

엔진분해를 해야 될 것 같은데 ,, – 비용이 웬만한 자동차 가격이라고 해서

결국은 두어 달 전에 처분 했었는데,

이제서야 리콜 레터를 받은 것이다.

 

토요타 딜러와 비즈니스 관련이 있어 또 다시 토요타 캠리를 구입했지만 찜찜한 일이다.

딜러 메니저를 만나 따지듯 했지만, 이 친구는 빙긋이 웃기만 했고,

우세스럽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아내는 펄펄 뛰었다 . 

 

이노무 자동차,  나의 손에만 들어오면 빠지지 않고 큰 문제를 일으키니,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그리고 차체 약한듯 하고 고장 잦고 수리비용 이 고가인 토요타 자동차를 

사람들은 왜 품질 우선의 토요타라고 할까 ?

우리 현대차가 고민 좀 해야 할부분 인 것 같다.

 

 

2016년 1월 ㅇ일

 

당첨금이 한화로 2조 원쯤 된다고 하는 미국의 파워볼 복권 열풍이 거세다.

미국을 옆 동네 처럼 생각하는 이곳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내에서는 인터넷으로 복권 구입이 가능하지만,

국경을 넘는 라인, 즉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은 비합법적이라고 한다.

이곳은 시간 반이면 미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리이니

복권 사겠다며 나의 고객 중 몇 사람도 미국 쪽의 나이애가라에 갔다.

미국쪽의 지인에게 부탁하여 구입한 복권을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했다는 고객도 있고.

 

복권구입 행렬이 1마일쯤이나 된다는 곳도 있었다니, 

추운 날씨에 몇 시간을 복권 사겠다며 줄을 섰던 사람들은 아마도 

국경을 넘은 외국인이었거나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는 나이 든 사람들,

또는 인터넷을 사용 할 수가 없는 극빈자들이었을까 ?

 

엄청난 돈으로 사람들을 우습게 만드는 공공연한 행위가 

마냥 흥미롭지만은 않은, 개운치 않은 날이다.

 

 

2016년 1월 ㅇ일

 

춥다, 

엄청 추운 날씨다.

눈도 퍼지게도 온다.

모두 정신들이 번쩍 들었는지 

그래 이게 정상이야,

그동안 너무 이상했었지. 한마디씩 한다.

사월 중순까지 어떻게 견뎌낼지 사뭇 걱정이다.



 (Jan. 2016)